Sunday, August 18, 2013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이 타이틀은 꽤 여러 번 들었기에 기억하고 있었지만, 잘 알진 못했다. 몇 년 전인가 '무한도전'에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라는 주제로 금지어를 말할 때마다 멤버 한 명 씩 아웃되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애거서 크리스티 작가의 책을 인용한 거라는 얘길 듣고 원작을 읽고 싶었는데 우연히 들른 헌책방에서 아주 낡은 서적을 발견하게 됐다. 

성 안에 초대된 사람들.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음침한 집사 부부까지, 초대된 사람은 서로를 전혀 알지 못한다. 배가 끊긴 완벽한 밀실 안에 무거운 침묵을 감지하기라도 하듯 아주 어색하리만큼 자신의 이야기를 하거나 뻔한 내용만 늘어 놓는다. 어찌된 영문인지 그들은 밀실 성 만큼이나 완벽한 자신만의 벽을 만들어 경계한다. 성 안엔 초대된 사람 만큼의 인디안 인형이 진열되어 있다. 그런데 한 사람이 죽는다.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청산가리에 의한 죽음인데 그것이 자살인지 타살인지 구분할 수 없을 때 초대된 사람은 한 명 한 명 '인디안 노래'에 맞춰 죽음을 맞이한다. 그럴 때마다 인디안 인형을 하나씩 사라진다. 분명 성 안엔 초대된 인원밖에 없다. 성 안.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누가 죽인 걸까?


책 한 권 줄거리를 말하자면 뭐 이런 내용이다. 추리여왕이란 명성답게 애거서 크리스티는 군더더기 없이 아주 깔끔하게 내용을 정리해두었다. 이 책을 순식간에 다 읽고 나머지 65권(장편만 66권을 썼다고 함)이 궁금하기 시작했다. 헌책방에서 세 권을 더 샀다. 
1. 오리엔탈 특급 살인
2. 구름 속의 죽음
3. 누명

제목 참 자극적이다. 되도록이면 출판사 '해문'으로 모으고 싶었는데 전부 구하기가 어려워 되는 대로 샀다. 오리엔탈 특급 살인은 다 읽었고 지금은 구름 속의 죽음을 읽는 중이다. 아서 코난 도일은 '셜록 홈즈'라는 탐정을 고용했지만, 애거서 크리스티는 '에르큘 포와로'라는 탐정을 심었다. 물론, 그녀의 책 전부 포와로 탐정이 등장하는 건 아니다.(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등장하지 않는다) 


이건 여담인데- 무한도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편에서 멤버가 아웃될 때마다 흘러나오는 음악이 있다. 아주 음침한 오르골 소리에 여자 아이가 흥얼거리는데 그 곡이 뭔지 모르고 있다가 책을 읽으며 찾아봤는데 마이클 잭슨의 '리틀 수지'라는 곡이었다. 불행한 어린 소녀 수지를 기린 음악인데(실화) 내용이 섬뜩하면서도 슬프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