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November 10, 2012

METRO




A
우리가 묵는 곳은 13호선에 위치한 '말라코프 뤼 에티엔느 돌레(Malakoff-Rue Etienne Dolet)' 
파리 기온이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좀 더 춥다는 말에 트렁크 안에 꽉꽉 채웠더니 뭔가 25kg 정도 나가는 듯 엄청나게 무거웠다.



B
트렁크를 질질 끌며 숙소로 가기 위해 파리 지하철을 몇 번 환승했는지 모른다.
미로처럼 되어 있다.
파리 집시단을 조심하라고 했다. 
그들이 혼란을 주는 사이 가방이며 지갑, 귀중품 등을 빼간다고 했다.
무거운 트렁크를 들고 계단으로 내려가려 하는데 어떤 여자가 다가와 트렁크를 들어 주겠다고.
뒤엔 여자 무리가 3명 정도 더 있었고, 먼저 내려간 동생은 경계를 하며 지켜보고 있었다.
여자는 내 트렁크 한 쪽을 번쩍 들더니 뒤에 눈치를 살피며 날 도와줬고, 난 고맙지만 됐다며 한사코 내가 맨 가방과 트렁크를 사수했다.

계단을 전부 내려오고 그녀들이 있던 곳을 보니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문득 한국말로 내가 얘기한 게 떠올랐는데 "고맙지만 됐고 내 짐은 내가 들거니까 그만 놔라"라고.


아무래도 소매치기 여자애들이었던 것 같다. 아니면, 낯선 이방인이 조금 불쌍해서 도와준 걸 지도 모르겠지만
도착하자마자 경계를 하게 만드는 군, 이 도시 - - -



C
날씨가 좋았다.
분명 파리는 우울하고 우중충하고 비가 많이 내리는 곳이라고 했는데 꽤 따뜻하고 빛도 좋다.
우리가 내린 역은 지하가 아닌 지상이었고 다시 트렁크를 가지고 계단을 내려가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첫째날인데 뭘. 







Leica minilux |Agfa Vista 200 |filmscan 
copyright(c)_da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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