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October 28, 2014

3일



2014년 10월 22일 23일 24일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기억하기 위한 삼 일간의 기록.
















































할아버지의 입관이 있던 둘째날 오후 12시. 
장의사는 장갑을 끼지 않은 맨손으로 정성스럽게 할아버지의 얼굴을 닦고 스킨로션을 바르고 머리까지 빗으며 곱게 정돈하곤 색이 고운 수의를 입혔다. 꽃신도 신었다.
할아버지 곁에 다가가도 좋으나 수의에 눈물을 흘리진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수의에 눈물 자국이 남으면 걱정이 되어 편히 떠날 수 없단 이유였다. 
관은 아름다운 생화로 가득했다. 색색의 향기롭고 반짝이는 꽃이 어디인지 모르게 슬펐다.
할아버지의 팔도 만지고 배도 만지고 마지막으로 얼굴을 만졌다. 그 따뜻했던 할아버지의 몸이 얼굴이 차갑다. 
나라에서 보낸 태극기로 할아버지 관을 감쌌다. 
할아버진 춥지 않을 것이다.

삼일을 꼬박 새고 유골이 된 할아버지를 모시고 호국원에 도착했다. 
현충관에서 엄숙하게 치른 국가 유공자 합동 안장식을 마치고 할아버지가 계실 묘역 언덕을 올랐다.
언덕은 수많은 유가족 검정 상복으로 물들었다.

묘역 전체는 야외 봉안담 형태로 가장 좋은 자리는 볕이 잘 들고 눈높이가 좋은 중간 자리이지만 국립묘지라 우리가 선택하지 못하고 신청 순서로 배치되는 체제였다. 
그러나 할아버진 생전에 덕망이 깊은 분이어서 혹은 하나님이 보살피셔서 놀랍게도 가장 좋은 자리였다. 
지난 이틀 동안 묵혀있던 괴로움과 슬픔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엉엉 울었지만 이건 슬픔의 눈물이라기 보다 기쁨의 눈물에 가까웠다.


이제 할아버지 곁엔 가족이 아닌 전장에서 함께 싸운 전우가 든든히 자리를 지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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