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만약 우산을 사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루종일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우산은 파리집에 있으니 하나 만으로 버텨야하는 게 조금 힘들긴 했지만 머리라도 지켜낼 수 있다는 건 참 좋았다.
역에서 내리니 바로 개선문이 보인다.
에펠탑을 처음 본 것만큼은 아니지만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무척 컸고 아름다웠다.
보이는 것 외에 자세히 보면 곳곳에 조각이 새겨져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한 외국인 부부를 만났는데 그들은 우리에게 사진 한 장 찍어달라는 부탁을 했다.
사진을 찍기 전에 우리의 사진도 찍어달라 하니 당연하다는 말을 했다.
이런게 상부상조지.
덕분에 에펠탑에 이은 우리 둘의 사진을 개선문에서도 남길 수 있게 됐다.
B
에펠탑을 올라가는 대신 우린 개선문을 올라가기로 했다.
물론 파리에 오기 전 계획한 것으로, 이미 가격도 알아보았고 예산에도 넣었던 부분이다.
한 사람당 9유로 50센트.
우리나라 돈으로 13,000원 정도다.
줄을 서서 기다리니 우리 차례가 되었고, 입장할 수 있었다.
한 사람만 올라갈 수 있는 뱅뱅 도는 계단에 현기증이 났다.
굉장히 밀폐된 공간이어서 마치 유럽 감옥에 중범죄자를 가둔 방으로 가는 계단 같았다.
가끔 등산을 하는데 내가 제일 싫어하는 길이 계단길이다.
꼭대기 층으로 올라가기 전에 잠시 개선문 관련 영상도 보고, 조각상도 감상한 뒤 우린 코인 자판기에서
2유로를 넣고 기념주화를 뽑았다.
뭐 필요있겠느냐만은 그냥 말그대로 기념이니.
이 코인 자판기는 곳곳에 있는데 이걸 수집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우린 수집할 게 아니니.
C
아픈 다리를 질질 끌고 올라가니 매서운 비바람이 우릴 맞이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산 우산은 3번 정도 뒤집어져서 정상적으로 펴지지도 않을 정도였다.
우리의 8천원은 그렇게 날아갔다.
비는 그렇다치더라도 바람만 불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뭐라해도 들을 하늘이 아니었기에 의례적으로 그곳에서 감상하며 사진을 찍었다.
저멀리 에펠탑도 보이고, 샹젤리제 거리도 보인다.
파리의 건물은 거의 6-7층이 전부이니 왠만하게 높은 곳에 오르면 다 보인다는 게 장점.
더 멀리 보니 우리가 첫째날에 간 몽마르뜨가 보인다.
날씨만 조금 더 좋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다시 그 망할 계단을 내려왔다.
NIKON D50
Leica minilux |Agfa Vista 200 |filmscan
copyright(c)_damee
* 입장권과 개선문 올라가는 계단 * B 사진
IPHONE4
IPHONE4
* 개선문 기념 주화 * B 사진
NIKON D50
NIKON D50
* 개선문에서 바라본 전경 * C 사진
NIKON D50
NIKON D50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