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더웠던 어느 날.
최쿤과 3시 쯤 만나 파주 아울렛으로 향했습니다.
뭐 딱히 사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복잡복잡한 서울 시내에 있기엔 사람에게 치여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돌렸지요.
휴일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로 사람은 좀 많았지만 아무렴 서울 시내보단 없었습니다.
찌는 듯한 더위를 피해 구경하는 척 하고 에어컨 빵빵한 매장으로 쏙 들어가면 됐으니까.
작년 크리스마스 이후로 신세계 아울렛에 들렀는데 새로 입점한 매장이 꽤 많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어김없이 등장하는 기념 샷. 하나쯤은 있어야 나름 블로그하는 맛도 나고.
최쿤이 자꾸 쓰레기통 옆에서 찍으라며, 그곳이 어울린다는 말까지-
쓰레기통 하니까 예전에 25살 때였나. 은경이와 쓰레기 더미에서 사진 찍었던 게 기억나 혼자 풉풉 거리며 웃었는데
누가 내 모습을 봤으면 더위 먹어서 실성해 보였을지도.
아무도 찍어주는 이 없는 두 명의 남자, 여자는 잠깐 가던 길을 멈추고 쇼윈도에 비친 모습을 찍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모델을 따라하는 최쿤
아냐.. 얼른 나와...
잠깐 럭키 슈에뜨 매장에 들러 이것저것 옷을 보았는데 갖고 싶었던 옷을 발견하고 입어보려던 찰나-
귀찮아서 그냥 다시 걸어두고 다른 매장을 기웃 거렸습니다.
역시 여름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드나 봅니다. 라는 건 그냥 핑계
시간이 좀 흐르니 다들 돌아가는 눈치였습니다.
더위도 돌아갔으면 참 좋으련만-
뭐랄까. 한국이 아닌 것 같은 배경이었습니다.
하지만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은 누가 뭐래도 한쿡 사람이군요.
우리는 이곳에 오면 어김없이 들리는 곳이 두 군데 있는데,
한 곳은 내가 좋아하는 '자연주의' 매장이고- 나머지 한 곳은 최쿤이 사랑하는 '레고' 매장입니다.
역시나 레고 매장에 들어서기 전- 간판만 보고도 꺅꺅 거리며 눈빛이 흔들리는 최쿤의 모습을 감상했습니다.
구경도 다 했겠다, 슬슬 배가 고파질 때 쯤-
우린 근처에 있는 헤이리마을에 가기로 했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라는 최쿤에 말에 콧웃음 치며 "내가 다 인도하겠다"라고 의기양양하게 말했지만-
5-6년 전 쯤 가본 게 마지막이라 거의 모든 곳은 다 바뀌어져 있더군요.
최쿤이 생각해 둔 카페는 바로 SHWIM이라는 곳으로 멋진 외관과 내부를 자랑하는 곳이었습니다.
우린 밥을 먹기 전, 간단하게 요기할 생각으로(사실 저녁을 먹을려고 했지만 뭔가...) 팥빙수를 시켜서 찹찹 거리며 먹었는데,
최쿤은 카페베네 빙수가 더 맛있다 했지만 당 떨어진 나는 팥빙수 그릇까지 먹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흡입했지요.
그리고 헤이리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 했지만, 대부분 가게는 거의 영업시간이 저녁 7-8시로 갈 수가 없었습니다.
식당이 보이지 않아 다시 아울렛으로 갔고 햄버거를 사와 차 안에서 냠냠 거리며 먹었습니다.
꿀맛! 맥주가 땡기는 밤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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